국가검진을 받아야 할 시기가 되면 와이프에게는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이라는 알림이 옵니다. "암"이라고 하니 괜히 겁부터 나는 게 사실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여성암입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질병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크게 2가, 4가, 9가 백신으로 나뉘며, 각각 예방 가능한 HPV 유형과 범위, 접종 시기, 효과에 차이가 있습니다. 배우자를 비롯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2가, 4가, 9가 백신의 차이점과 접종 가이드라인, 그리고 예방 효과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2가, 4가, 9가 백신의 차이점
자궁경부암 백신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신입니다. HPV는 200종 이상이 존재하지만, 이 중 일부 고위험 유형이 자궁경부암을 유발합니다. 백신은 HPV 유형 중 주요 발암 위험이 높은 것들을 표적으로 삼아 면역력을 형성하게 하며, 이로 인해 암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먼저 2가 백신(제품명 : 서바릭스, Cervarix)은 HPV 16형과 18형을 예방합니다. 이 두 유형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위험군으로, 이 백신은 암 예방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콘딜로마(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저위험군 HPV 6형과 11형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병 예방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4가 백신(제품명 : 가다실, Gardasil)은 HPV 16형과 18형 외에도, 6형과 11형까지 포함하여 총 4가지 유형에 대해 면역을 형성합니다. 이 백신은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생식기 사마귀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입니다. HPV 6형과 11형은 암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생식기 피부병변을 유발하기 때문에 4가 백신은 암과 감염성 병변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9가 백신(제품명 : 가다실 9, Gardasil 9)은 4가 백신에 포함된 4가지 유형 외에 추가적으로 HPV 31, 33, 45, 52, 58형까지 총 9가지 HPV 유형을 예방합니다. 이 추가된 유형들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자궁경부암 외에도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구강암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9가 백신은 현재 가장 넓은 예방 범위를 가지고 있으며, 자궁경부암 발생의 약 9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가격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2가 백신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일부 국가나 지자체에서는 무료 접종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9가 백신은 가장 고가이며, 국내에서는 3회 접종 시 평균 약 60~70만 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4가 백신은 그 중간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 백신의 제조사도 다릅니다. 2가 백신은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생산하며, 4가 및 9가 백신은 MSD(머크)에서 생산합니다. 제조사마다 보관 방식, 보존제 성분, 접종 간격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인 효능 면에서는 국제 의학기관으로부터 모두 효과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상태입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시기와 대상
자궁경부암 백신은 감염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성경험이 생기기 전에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CDC, 국내 질병관리청 등은 모두 만 9세~14세 사이의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연령대는 면역반응이 가장 활발하며, 항체 형성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경우,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2가 또는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는 남성 청소년도 일부 지역에서 무료 지원 대상에 포함되며, 자궁경부암 예방뿐 아니라 HPV 감염에 의한 항문암, 구강암, 생식기 사마귀 등 남성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접종 횟수는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 9~14세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 만 15세 이상은 총 3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으면 항체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일정에 따라 정확히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HPV 감염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백신 접종은 권장됩니다. 감염된 유형 이외의 HPV에 대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미 자궁경부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백신이 치료용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정기적인 검진과 별도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HPV 감염 예방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모든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HPV 유형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smear)나 HPV DNA 검사 등 2차 예방법도 병행해야 합니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며, 주사 부위의 통증, 발열, 근육통 등이 흔히 보고됩니다.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나 실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접종 후 일정 시간은 의료기관에 머무르며 관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신 중에는 접종이 권장되지 않으며, 수유 중에는 가능하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접종 전에는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 상태, 기존 질환,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예방효과와 오해
자궁경부암 백신의 가장 큰 효과는 HPV 감염을 예방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암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점입니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매우 쉽게 전파되며, 일생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은 감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 일부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지속 감염될 경우, 세포 변화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을 3회 모두 맞은 여성은 HPV 감염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며, 고위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어 암세포로의 전환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실제로 스웨덴, 영국, 호주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80~90%까지 감소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백신의 예방효과는 접종 후 약 10년 이상 지속되며,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필요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20~30대 여성에게 추가 접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3회 접종으로도 충분한 항체 유지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우세합니다.
한 가지 오해 중 하나는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백신은 예방수단이지만 완전한 면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한 이후에도 20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아야 하며, 검사 주기는 1~2년이 적절합니다.
또 다른 오해는 백신이 부작용이 많거나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건 이상 접종되었고, 매우 안정적인 백신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부 접종자에게는 국소적인 통증이나 두통, 발열 등의 경미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하루 이틀 내로 호전되며 심각한 부작용은 극히 드뭅니다.
HPV 백신이 성행위를 조장한다는 잘못된 인식도 있습니다. 이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백신의 목적은 성 접촉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감염 예방입니다. 백신은 단지 건강을 지키는 예방의학적 조치이며, 개인의 성적 행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보건기관이 적극 권장하는 예방 수단이며, 올바른 시기에 접종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한다면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2가, 4가, 9가로 구분되며 각각 예방 가능한 HPV 유형과 범위가 다릅니다. 2가는 자궁경부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4가는 생식기 사마귀까지 함께 예방합니다. 9가는 가장 넓은 유형을 커버하며, 암 예방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이에 따라 접종 시기와 횟수가 다르므로, 정확한 정보에 따라 접종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한다면 자궁경부암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백신접종만으로 예방가능한, 자궁경부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항체형성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지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효과가 없는 게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어쩌면 가장 빠를 수도 있으니 지금이라도 여건에 맞는 백신을 접종하시길 바랍니다.